"12살 때 섭렵한 셜록 홈즈…더 읽을 책 없어 속상했죠"

입력 2022-11-21 18:15   수정 2022-11-22 00:40


허구와 현실을 통틀어 셜록 홈즈보다 유명한 탐정은 없다. 이 괴짜 탐정은 1887년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 <주홍색 연구>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135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종횡무진 사건 현장을 누빈다.

그런 셜록 홈즈에게 라이벌이자 동지인 탐정 여동생이 있다면 어떨까. 넷플릭스 세계 영화 1위를 기록한 ‘에놀라 홈즈’ 시리즈의 원작 소설은 이런 상상에서 출발했다.

21일 ‘에놀라 홈즈’ 원작 소설을 쓴 미국 작가 낸시 스프링어(사진)는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소설을 처음 구상할 때 출판사 편집자가 ‘(영국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가 활보하던 어둡고 우울한 런던을 배경으로 작품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는데, 갑자기 셜록 홈즈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고 했다.

스프링어는 <터칭 잇> <제이미 브리저> 등 판타지, 미스터리 분야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다. 단편 소설 <말의 갈기를 땋는 소년>으로 세계적 권위의 SF문학상 휴고상 최우수 단편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2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스프링어는 50권이 넘는 소설책을 썼으며 이 가운데 8권이 에놀라 홈즈를 다룬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2편까지 공개됐다.

어릴 때 추리소설 애독자였던 그는 추리소설 작가로 자랐다. 그는 “어린 시절 셜록 홈즈 시리즈를 하도 많이 읽어서 거의 외울 수준이었다”며 “12세 때쯤 이제 더는 읽을 셜록 홈즈 책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에놀라 홈즈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셜록 홈즈의 어머니는 여성 참정권 운동(서프러제트)을 비밀리에 주도하고, 에놀라 홈즈는 남자들과의 몸싸움도 불사하며 성냥공장 여성 근로자들을 돕는다. 스프링어는 최근 여성 서사가 각광 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당연히 좋은 흐름”이라며 “나도 내 스스로가 여성인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소설에는 부채로 암호를 주고받는 방법 등 빅토리아 시대 생활상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스프링어는 “당시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위해 골동품 가게도 찾아가고, 빅토리아 시대 옷과 건물 등이 그려진 컬러링북(그림책)을 색칠하거나 당시 복식의 종이인형을 갖고 놀기도 했다”고 했다.

이런 꼼꼼한 자료 조사는 생생한 인물을 만들어냈고, 영화의 뼈대가 됐다. 그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영화를 다 봤고, 아주 좋았다. 작가들이 자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일이 흔한 게 아니란 걸 안다. 하지만 그런 유쾌한 활극을 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스프링어는 조만간 9권 ‘에놀라 홈즈와 몽구스의 종적’(가제)을 출간하며 시리즈를 완결지을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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